일유달동경지사 동경생활 노하우

그래요, 일단 동경에 도착했어요... 뭐, 처음에야 아직 머쓱하고... 친구도 없고. 그래서 그냥 가방 안에 들어있던 빵이나 과자를 먹었어요. 먹다보니 떨어졌어요. 배고픈데...밖에 나가기가 무서워요. 수완 좋은 친구들은 벌써 친구 사귀어서 신나게 밖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하지만.... 전 아직 일본어를 잘 못하는 걸요. 시켰는데 그 사람이 못알아들으면 가게의 모든 사람들이 절 쳐다볼테지요? 그럼 너무 창피하잖아요.... 혼자 나가서 식당 앞을 서성거려 봤는데요, 메뉴가 뭔지도 모르겠고 사진을 보면 알겠는데 못 읽으니 어떤걸 시켜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도 그냥 편의점 삼각김밥 먹을래요....오니기리 맛있잖아요...한국에서 가져온 신라면도 있고....

  [2004年12月의어느날...한국에서 온 K씨]

돈부리 먹으러 갑시다!!!!!!!!!!!

돈부리(丼)... 일본의 대표적인 쌀 요리중 하나지요. 밥 이에요 밥! 밥을 그릇 한가득 담아서 그 위에다가 특정 재료들을 얹고 양념을 끼얹어서 먹는, 말하자면 덮밥! 인거지요. 위의 기사는 사실에 토대해서 작성한 기사로, 절대 본인의 이야기는 아님을 말씀드리려 할까 하는데.....

일단은 그렇죠. 일본에 왔는데 아직 친구 없는데 야속하게도 배는 계속 고파요. 한국에서 가져온 신라면 김치가 있긴 하지만, 모처럼 일본 왔는데... 그리고 밥이 먹고 싶은데 아직 밥을 할 여건도 안되고 쌀 사러 왔어요! 하고 일본어로 못하겠고... 사먹긴 먹어야 되는데, 어디서 뭘 파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밥부터 먹고 합시다. 유학와서 긴장해서 배가 얼마나 금새 고파오는데요. 한국사람이건 일본사람이건 쌀문화권 안의 사람들은 밥을 먹어야 똥배에 힘이 들어가요.

돈부리의 종류는 되게 많아요. 그냥 위에 무언가를 얹어서 뒤에 丼이 글자만 붙이면, ***돈부리가 되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どんぶり라고 다 읽지는 않고, 간단하게 "**동" 이라고 읽게 되는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용?

牛丼（ぎゅうどん）

소牛자 보이시죠? 말 그대로 쇠고기덮밥 입니다. 우리나라 불고기랑도 맛이 비슷해서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은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국민덮밥이지요. 짭잘하니 맛있어요.

豚丼（ぶたどん）

소가 나왔으니 돼지가 나와야죠? 일본에서 쇠고기 파동이 일어났을 때, 규동을 대체하기 위해서 나온 식품이었는데 인기가 좋아서 아직도 팔리고 있는 메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규동보다 부타동이 좋아요. 역시 고기는 돼지고기죠!

親子丼（おやこどん）

글자 보시면 아시겠지만, 부모자식이라는 의미죠? 좀 잔인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닭고기와 계란이 메인으로 들어가는 덮밥입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아주 좋지요.

カツ丼（かつどん）

이모티콘이 적당한게 없네...저건 돈까스에요. 카츠! 일본어로는 돈까스가 아니고 통카츠에 가까운 발음이에요. 그래서 카츠동 하면 두툼한 고기를 바삭하게 튀긴 일본식 돈까스를 계란, 양파와 함께 끓여서 밥에다 올려 주는 덮밥을 의미합니다. 달달한게 엄청 맛있어요!!!

天丼（てんどん）

이모티콘으로 새우튀김 한 개 만들어 주지 정말...-_ -; 일본어로 튀김을 天ぷら라고 합니다. 텐푸라, 어디서 많이 들어봤죠? 우리나라에선 오뎅을 덴뿌라라고 부르는 분을 본 적이 있는데... 얇은 튀김옷을 입혀 식감을 죽이지 않고 튀겨내는 일본식 튀김을 텐푸라 라고 합니다. 그렇게 튀김을 얹어서 먹는 덮밥이 바로 텐동인거고요.

일단, 저 위의 단어들을 익혀둡시다. 저 글자가 씌여있는 곳들은 다 저 메뉴를 파는 곳이니까요. 보통 저런 메뉴를 파는 곳은 혼자 앉아서 먹는 자리를 갖춘 곳이 많아요. 그래서 혼자 먹으러 가도 전혀 부담이 없죠. 오히려 둘이 가서 먹으면 어색할 정도니까요.

한국에서 밥 혼자 먹으면 왕따잖아요? 여기선 괜찮아요. 안심하시고

1. 마츠야(松屋)

메뉴: 규동/부타동/정식/카레 등

특징: 미소시루가 일단 기본베이스

티켓: 선계산 후주문

요런 간판 일본 어느곳을 가도 하나쯤은 보셨을 겁니다. 마츠야 라는 곳이지요.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하고 반기는 점원들의 목소리가 들릴겁니다. 보통 입구 옆에나 바깥에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 있을겁니다. 대부분 사진이 함께 붙어 있으므로 돈 넣고 먹고싶은 메뉴를

누르면 아랫쪽으로 표가 나옵니다.

근데 아직도 불이 안 꺼지고, 잔돈은 안나와요....... 

뒤에 사람들 줄서있는데.......

감각적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티켓이 나오는 구멍 쪽에 おつり(잔돈)라고 쓰여진 버튼이

있을겁니다. 그걸 누르면 기다렸단 듯이 좌르륵 하고 쏟아져 나옵니다.

자, 표를 들었나요? 그럼 테이블에 가서 앉으세요. 종업원이 멍한 표정으로 다가오나요? 그럼 표를

내미세요. 그럼 메뉴이름을 확인한 후 미소시루(된장국)을 퍼 줄겁니다.

아, 나 이거 안시켰는데.....이거 나중에 돈 내야 되는 거 아냐?

아, 놔...이런 트리플 a형 같으니...핫핫핫!!! 만약 그랬다면 먹고 나서 시킨 적없다고 튕기면 될 거 아냐 그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핫핫핫!!!!!! (누구 이야기 일까요?)

서비스 입니다. 마음껏 즐기세요. 더 달라고만 안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종업원이 요리를 가지고 올 거에요.

저는 부타동을 먹었지요. 마츠야는 부타동으로 유명하니까요. 그리고 저 위에 빨간게 올라가 있지요? 베니쇼가(紅生姜:절인생강) 라고 하는 건데요. 처음엔 못먹었어요...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좀 지나고 나니 저걸 마구 퍼먹는 자신을 발견하더군요.....

두 번째 난관, 젓가락으로 어떻게....

익숙해지셔야죠 뭐...한국 돌아가실 때 즈음에는 아마도 밥그릇에 밥알 한 톨 안 남기고 다 긁어먹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겁니다. 숟가락 달라 해서 먹을수도 있지만, 가오상해요 왠지....

다 드시고 난 후에는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 하고 나오시면 됩니다.

그 전에 몇 가지, 다는 소개 못하지만 몇 가지 용어들을 알아놓고 가면 매우 편리하니까 익혀 봅시당.

１．並盛（なみもり：並）/　大盛（おおもり：大）／　特盛（とくもり：特）

그냥 봐도 사이즈 나오지 않나요? ㅎㅎㅎ 그래요, 사이즈입니다. 나미모리, 통상 "나미"라고 하는데요. 그냥 보통 남자가 먹을 정도의 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오모리는 조금 많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요. 톡쿠모리는 좀 많이 나오는 편이지요(철저하게 내 기준임)

가게에 따라서 양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지만, 보통 저 글자들은 그대로 쓰는 편이니 외워둡시다.

물론 몇 번 가다 보면 외우고 싶지 않아도 외워지겠지만요.

2. 生野菜（なまやさい）ください！

메뉴를 정하고 벌써 자리에 앉았는데, 샐러드가 먹고싶어요. 아니면 계란을 넣어 보고 싶어요.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맛보고 싶은데, 또 표를 뽑으러 가야 하나요?

그냥 그 자리에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사이드 메뉴(100円이하)의 경우에는 티켓식의 가게라 하더라도 그냥 현금을 받고 팝니다. 갑자기 느끼해져서 야채가 먹고 싶을 땐, 2번의 말을 외워뒀다가 주문합시다.

3. つゆだく、ネギだくで！

몇 번 먹으러 갔었는데, 맨날 밥이 남아요... 위에 고기도 얼마 없어서 그냥 밥이랑 먹다 보면 나중에는 흰 밥만 남더라고요.... 이제 몇 번 가서 주문하는 건 익숙해지셨죠? 그럼 어드밴스 코스! 티켓을 내면서 혹은 주문을 하면서 저 두 가지 중 한가지, 혹은 두 가지 다 이야기 해 봅시다.

つゆだく: 국물을 많이 넣어주는 것

ネギだく: 양파를 많이 넣어 주는 것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으면 좋잖아요? 취향에 따라서 혹은 일본어 공부하는 셈 치고 한 번 말해 봅시다. 알아듣나 못알아듣나, 에? 하고 물어보면 더 공부하세요! (팡!) 하이! 하고 가거들랑 씨익 한번 웃어주면 되는거고요.

4. 베니쇼가, 시치미, 간장, 소스...

보통 테이블 위에는 저 네가지 정도가 기본적으로 올라와 있을겁니다. 베니쇼가는 앞서 설명했지만, 생강을 절인 것으로 김치처럼 돈부리 위에 얹어서 먹는 사이드메뉴(?)입니다. 처음에는 그 충격적인 맛에 놀랄수도 있지만, 조금씩 먹어버릇하면 저거 없이는 돈부리를 못 먹을 지경까지 이르지요.

시치미는 한국의 고춧가루 같은 느낌? 매콤한 양념가루로 빨간 후추통 같은 데 들어 있습니다. 그건 취향에 따라 뿌려도 되고 안 뿌려도 되고...참고로 저는 별로 안좋아해요.

간장(しょう油)는 말 그대로 간장이에요. 전 다른 메뉴를 별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뿌려 본 적이 없지만, 아침식사 세트 같은 데 계란후라이(目玉焼きめだまやき)같은 데 뿌려먹나봐요.

참고로 일본 사람들은 계란 후라이를 タマゴフライ、エッグフライ라고 하지 않아요. 目玉焼き(めだまやき)라고 부르지요. 요것만 외워둬도 센스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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