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성대라고 합니다. 
차과장님과의 상담에 이어 조대리님과의 짧은 스터디를 거친 뒤 제 꿈을 쫓아갈 여건이 한국보다 단연 우위에 있는 일본, 그 중에서도 이름이라곤 델리 스파이스의 히트곡에서만 접해 알고 있던 키치죠지라는 곳에 짐을 푼 사람입니다. 오늘로 3일째 밤을 맞이했네요. 무거운 몸임에도 불구하고 안사람이 함께 와 물심 양면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저는 서른살이 아닌 그저 받아먹기만 했던 세 살 배기 아이가 된 기분입니다.^^;

처음엔 일본에도 온돌이 있을 줄 알고... 덜컥 자신 있게 대문을 열었는데... 낯선 곳은 언제나 그런듯 집안은 서늘한 한기(寒氣)로만 가득했습니다. 우리네 마루와 엇비슷한 느낌의 바닥을 밟아 나가며 '이건 아니다' 싶어 본능적으로 세팅한 두꺼운 이불과 히터 겸용인 에어콘, 그리고 두 사람의 체온이 아니었다면 키치죠지에서의 첫 날 밤은 어쩌면 10년 전 군대 훈련소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을 뻔 했습니다. 흐흐...-_- 그러나 역시 인간이란 간사한 동물인지라 지금은 버젓이 살얼음같은 마루 바닥에 앉아 이러고 있다니...;;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네요. 
다른 분들은 거의 다 하신 듯 보이는 외국인 등록, 계좌 개설, 건강 보험 신청, 특히 자전거와 쓰레기 봉투 구매는 내일 당장 서둘러야 할 것들이군요. 외국인 등록과 건강 보험 신청은 시청에서 같이 하는 것이라는데... 일단 오리엔테이션 때 선생님들께 좀 여쭤보려고는 하지만 가능하다면 우리 그린 선생님들의 지식에도 슬며시 기대고 싶은 맘 없지 않네요. ㅋ

아무튼 음악/문화 선진국에서 진지한 '음악인'이 되기 위한 저의 고군분투가 이제 막 시작되려고 합니다. 생각만큼 술술~ 잘 풀릴린 없겠지만 저를 아는 사람들의 저에 대한 믿음이라는 실타래만 잘 잡고 간다면 테세우스 신화는 그리 먼 얘기, 그저 남의 일만은 아니리라 저는 믿습니다. 

원장님을 비롯한 그린 선생님들, 그리고 그린 가족 여러분들께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올 해는 모두 당신들의 해가 되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