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슴이 너무나 떨려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국제선을 타고, 겨우 ‘곤니찌와’ 인사 정도를 하는 내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가게 될 줄이야. 비록 단기 3개월이기는 하지만...
만화를 좋아하고, 일본에 관심은 있었지만 전공자도 아니고, 일본어학원에 3개월 정도 다닌 것이 다였던 나에게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일 이었다.
나의 우려는 일본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공항 직원이 물어 보는 입국심사에도 나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유학원을 통해 일행이 되었던 학생이 약간의 일본어를 할 줄 알아 많은 도움을 받았고, 덕분에 그 친구와 친해져 외로웠던 일본생활에 서로가 큰 의지가 되었다.
숙소에 도착한 다음날 반배정 시험을 위해 기치죠지 외국어학교(동경, 기치죠지에 위치)에 갔다. 다시 한번 나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는데, 사무실이고 교실이고 한국인은 볼 수 가 없고,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만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지도 선생님의 설명을 거의 눈치로만 알아듣고 시험에 응했는데, 결과는 당연히 1단계, 초급반이었다. ‘과연 내가 수업을 알아듣고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까지 떨 필요는 없었는데...
며칠 후 학교에 간 나는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클래스의 구성원이 모두 외국인(물론 당연하겠지만)그것도 초급반이라 일본어가 불가능한 친구들뿐이었다. 나를 포함하여 미국인 2명과 브라질, 네팔, 필리핀, 베트남에서 온 친구로 모두 7명이 한 반이었는데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일본어는 못해도 영어가 가능했기에, 영어도 일본어도 능숙치 않은 나로서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학교 생활은 하루 이틀 수업을 받으며 많이 익숙해져 갔다. 처음 걱정했던 부분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며, 나도 차차 공부가 즐거워 졌다.
천천히 예를 들어가면서, 상황재현이나, 게임, 그림 등과 함께 하는 수업은 재미있었고,
마치 내가 교과서 속의 주인공이 돼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상황에 맞는 문장과 단어를 배우면서, 불가능하게 느껴지던 반 친구들과의 대화도 가능해졌다.
어느덧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던 3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반친구들은 점심을 사주었다. 그 동안 힘든 시간을 함께한 동지의식으로 우리는 많이 서운해하며, 서로의 주소를 교환했다.
그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다. 특히 나에게 너무나 잘 해주었던 필리핀인 헤렌이...
모두들 건강히 잘 있으리라 믿는다.
난 지금 그때 일본에서 배운 기초와 자신감으로 일본인 강사가 수업을 하는 native과정을 듣고 있다. 수업 중간중간 일본문화에 대해 이야기 할 때나 현지의 생활을 이야기 할 때는 빠른 이해와 현실감으로 와 닿는다.
일본에 갔다온지 이제 4개월 정도 지났다. 너무 힘들었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돌아올 때는 한동안 일본 쪽을 돌아보지도 않을 것 같더니 이미 일본어를 듣고 말하는 재미를 알게된 나는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꼭 일본에 다시 가고 싶다.
공부가 아닌 동경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
⊙ 책임에디터 : 상담메일 보내기
|